(사)한국통번역사협회(KATI) AI 선언문2025-09-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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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아래 및 첨부와 같이 AI에 관한 한국통번역사협회의 선언문을 공유하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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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통번역사협회(KATI) AI 선언문
2025년 9월 13일
1. 들어가며 (사)한국통번역사협회(KATI)는 통번역 업계 1세대 전문가들이 한국 통번역의 외연 확장과 내실 강화를 위해 2007년 문화관광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창립한, 대한민국 전문통번역사들의 대표협회입니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비약적 발전은 각종 분야에서 변혁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AI는 일상과 업무에서 편리함과 효율성을 제고해주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으나, 통역을 비롯한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을 저해할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에 KATI는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인 통역에 AI 기술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을 우려하며 다음의 입장을 밝히는 바입니다.
2. 문제인식 통역은 전문적이고 정교한 의사소통 행위입니다. 이는 단순히 한 언어의 단어를 다른 언어로 치환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통역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화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에 대한 깊은 이해는 물론, 화자와 청자가 처한 상황적 맥락에 대한 파악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전문성이 요구되는 의사소통의 경우, 해당 분야에 대한 충분한 전문 지식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올바른 의미 전달을 위해서는 도착어 문화권에 대한 이해와 문화적 감수성이 요구되며, 의사소통의 수용자, 즉 청자에 대한 이해 또한 중요합니다. 또한, 전체 의사소통에서 언어적 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에 불과하며, 나머지 70%는 표정, 제스처 등 비언어적 요소에서 비롯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결과적으로 통역은 다양한 지식과 역량을 갖춘 인간 전문가의 종합적 능력을 요하는 복합적인 커뮤니케이션 행위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 언어의 단어 속성에 기반하여 다른 언어로 확률적으로 예측하고, 앞 단어를 바탕으로 기계적으로 합리적인 가능성이 높은 내용을 생성하는 인공지능 기반 통역은 인간 통역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공지능 기반 통역은 대부분의 통역 상황에서 효과적인 다국어 의사소통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충실히 수행하기 어렵고, 이를 전문 통역사를 무분별하게 대체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경우 다양한 부작용과 한계가 초래될 수 있습니다.
무분별한 인공지능 기반 통역의 사용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닙니다. 실시간 오류 수정 불가의 문제: 대표적인 인공지능 서비스 기업들이 경고 문구를 통해 명시하였듯, 인공지능은 오류를 범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검증 절차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인공지능 기반 통역은 오류 발생 시 이를 즉각적으로 수정할 수 없습니다.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인간 전문가의 실시간 보조가 필요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러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맥락적 정보의 유실: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단순한 문장 단위의 번역을 넘어,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고 이를 반영한 메시지 전달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과거의 대화 내역을 파악하여 일관된 맥락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일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인공지능 기반 번역 시스템은 이러한 맥락 정보를 충분히 인식하고 반영하는 데 분명한 한계를 보입니다. 그 결과, 맥락 없이 나열된 단어들은 수용자의 이해도를 떨어뜨리며,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문화적 감수성의 결여: 오늘날은 표현의 민감성이 중요한 사회적 가치로 자리 잡은 시대이며, 이에 따라 문화적 감수성의 중요성 또한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화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기계적 언어 변환은 의도치 않은 문화적 오해를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의사소통의 신뢰성과 효과를 저해할 수 있습니다. 비언어적 신호의 유실: 사람의 목소리 톤, 표정, 제스처 등은 언어적 표현과 함께 전체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반 통역은 많은 이들이 간과하고 있는 이러한 비언어적 신호를 거의 반영하지 못합니다. 그 결과, 효과적인 의사소통에 필수적인 요소들이 빠진 채로 소통이 이루어지며, 이는 전달력과 이해도 모두를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환각 및 편향의 문제: 우리는 ‘감수성’과 ‘정치적으로 올바른 표현’이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특히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연사의 발언은, 발화자의 의도뿐 아니라 청자와 상황적 맥락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세심하게 통역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반 통역은 이러한 섬세한 판단력이 부족할 뿐 아니라, 내재된 데이터 편향으로 인해 왜곡되거나 불완전한 해석을 제공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기밀성과 보안의 문제: 인공지능 기반 통역을 활용하기에 앞서, 제공되는 데이터의 유출 방지, 인공지능 학습에의 활용 여부, 그리고 사용자에 의한 데이터 통제 가능성 등에 대해 명확한 기준과 정의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사전 조치 없이 인공지능 통역을 사용하는 것은 기밀 정보의 노출 및 보안상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윤리 및 책임의 문제: 인공지능 기반 통역을 활용할 경우, 오역, 정보 누락, 의도치 않은 부정적 메시지 전달 등 다양한 문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정의하고 사전에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구조에서는 이러한 오류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사용자에게 전가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공정성과 윤리적 측면에서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통역 청자에 대한 배려 부족 및 의사소통 권리의 침해: 인공지능 통역은 텍스트 정보를 단순히 전환하는 방식에 기반하기 때문에, 대화의 맥락이나 정서적 뉘앙스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청자는 통역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더 큰 인지적 부담을 감수해야 하며, 이는 인공지능 통역이 청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특히 청자가 통역 오류나 의사소통의 단절을 즉각적으로 인지하거나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며, 결과적으로 일방향적인 소통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통번역 전문가 후속세대 부족 가능성: 인공지능 서비스의 무분별한 활용은 인간 고유의 전문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통번역 분야도 예외는 아닙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전문 인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할 경우 이는 단순히 전문가 커뮤니티의 위축을 넘어, 진정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시점에 충분한 인력이 부재하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권고 및 행동촉구 AI는 인간의 보조 도구로 기능해야 하며, 인간을 대체하는 용도로 사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인간 통역사는 단순히 언어를 전환하는 역할을 넘어 전문적 맥락 해석 및 문화적 중재자라는 고유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따라서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재하는 역할은 AI가 아닌 인간 통역사가 담당해야 하며, 이에 다음과 같이 권고하고 행동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개인 및 기업 차원의 권고사항- 무분별한 AI 통역 사용 경계: AI 통역에 대한 맹신이나, 편의성 및 비용만을 우선시하는 결정은 커뮤니케이션의 질을 저하시켜 의사소통 참가자의 소통권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AI 통역의 무분별한 사용은 지양되어야 하며, 그 활용 여부는 의사소통의 상황과 통역의 민감도를 충분히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합니다. AI 통역은 소통의 맥락, 민감성, 그리고 잠재적 위험성을 충분히 평가한 뒤 제한적으로 활용해야 하며, 특히 중요한 상황에서는 반드시 인간 통역사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 사용자 인식 개선: 통역 사용자와 통·번역 수요자는 AI 통역의 한계와 잠재적 위험을 정확히 인지하고, 중요한 의사소통 상황에서는 인간 통역사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특히 법적 분쟁, 의료 상담, 외교 협상, 교육 현장 등 실제적 영향이 큰 분야에서는 인간 통역사의 전문성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합니다. - 윤리적 사용 원칙 준수: 통역 서비스 제공업체와 이용자는 개인정보 보호, 기밀 유지, 그리고 문화적 민감성을 충분히 고려한 AI 통역 사용 지침을 마련하고 엄격히 준수해야 합니다. 개인정보와 민감 정보의 보호는 물론, 데이터의 목적 외 사용 및 무단 유출을 금지하는 등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AI 통역 활용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이를 철저히 이행해야 합니다. 업계 및 기술 개발 차원의 권고사항- 저작권 및 투명성 제고: AI 통역 개발 과정에서 인간 통역사의 통역 결과물을 사전 고지 없이 AI 학습에 활용해서는 안 되며, 학습 데이터의 출처와 활용 방식에 대한 투명성을 반드시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통역사의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야 하며, 무단 활용 사례를 예방하기 위해 데이터 출처 및 이용에 관한 투명한 공개와 사전 동의 절차를 확립해야 합니다. - 인간의 최종 검수 및 자문 역할: AI 통역이 사용되는 상황에서도 인간이 통역의 최종 품질 검수자이자 전반적인 언어서비스에 관한 종합 자문가 역할을 해야 합니다. AI와 인간 통역사가 협력하는 협업 모델 개발이 필요하며, AI 도입 시에도 최종 검수, 위험 평가, 자문 등 인간 통역사의 핵심 역할이 반드시 개입되어야 합니다. - 품질 표준화 및 인증 체계 구축:AI 통역 서비스의 품질 기준을 명확히 설정하고, 용도별 적합성 평가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특히 고위험 상황에서는 반드시 인간 통역사의 검증을 거치도록 하는 인증 시스템이 요구됩니다. 이를 위해 국제적 표준과 상황별 검증 절차를 구축하고, 품질 인증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 및 공공기관 차원의 권고사항- 정부의 정책 수립: 정부와 공공기관은 AI의 급속한 발전 과정에서 인간 대체 위험에 대응하고 의사소통 당사자의 소외를 예방하기 위한 정책과 제도를 수립해야 합니다. 이는 국가 언어정책의 핵심 과제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 공공 서비스에서의 인간 통역 보장: 법원, 병원, 행정기관 등 공공 서비스 영역에서는 시민의 알 권리와 절차적 정당성을 보장하기 위해 인간 통역사 서비스를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합니다. - 통역사 직업군 보호 및 육성:미래 지향적 통역 전문가 양성을 위해 교육과정을 개선하고, AI 시대에 부합하는 통역사의 새로운 역할을 정의하는 데 필요한 정책적 지원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또한 통역 전문인력의 지속적 육성, AI 시대에 맞는 윤리 의식과 기술 역량 강화 역시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4. 맺음말 AI는 인간에게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많은 우려를 불러일으킵니다. 통역은 전문지식, 상황적 맥락, 문화적 감수성, 청자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는 전문적이고 복합적인 의사소통 행위입니다. 이는 확률적 예측에 기반한 AI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커뮤니케이션 활동으로, 인간 전문가의 종합적 역량이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이에 KATI는 인공지능이 인간 의사소통의 본질을 저해하는 다양한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 및 기업 차원, 업계 및 기술 개발 차원, 정부 및 공공기관 차원의 권고사항을 마련하였으며, 이의 이행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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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1 : (사)한국통번역사협회(KATI) AI 선언문.pd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