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통·번역사가 없어진다고?2016-04-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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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통·번역사가 없어진다고? 곽중철 한국통번역사협회장 | 2016/04/13 03:00
알파고가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을 높여 가장 먼저 없어질 직업이 거론될 때 단골손님이 된 것 중 하나가 통·번역사이다. 바둑은 경우의 수가 우주의 원자 수보다 많아 결코 기계가 인간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던 예상은 깨어졌다. 통·번역의 대상인 인간의 말은 경우의 수가 몇 개나 될까. 최근까지 기계가 통·번역사를 대신할 수 없다는 주장의 근거는 기계란 것이 문맥을 알 턱이 없고, 인간과 달리 자체 수정 능력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알파고는 인간의 영역인 직관의 능력까지 갖출 가능성마저 보여주었다. 번역은 이미 보조 기계가 크게 발전해 국내외 업체들이 개발한 초벌 번역기가 번역사의 작업을 쉽게 해주고 있으니 다음은 통역 차례라고들 한다.
기계가 인간의 말을 실시간 통역하려면 음성을 인식해 문자화하고, 이를 번역한 후, 소리로 만들어 내보내야 한다. 기술적으로 이 세 단계 모두 아직 완벽하지 못한데, 특히 번역 단계가 영원히 완벽해지지 못할 이유가 여러 가지다. 통·번역의 본질은 커뮤니케이션, 즉 소통이다. 기계 통·번역은 '통계학적 확률'로 계산하는 기계 학습이 기반이기에 인간을 대신할 수 없다. 통·번역은 전문성과 식견을 갖춘 전문가도 글쓴이나 연사의 의도와 언어 간 문화 차이를 고려해 고심하며 단어를 골라 옮기는 작업이다. 이런 절차 없이 기계적으로 단어를 맞추는 자동 통·번역은 아무리 기술이 진보해도 근본적 한계를 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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